낸시 펠로시(78·사진)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28일(현지시간) 민주당 하원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펠로시 대표는 내년 1월3일 최종 관문인 하원 전체 투표를 통과하면 역사상 첫 여성 재선 하원의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원의장은 미 정치권의 권력 서열상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은 ‘3인자’에 해당한다.
민주당은 이날 의회에서 11·6 중간선거 당선자 235명(당선 확정자 233명+당선 유력자 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기명투표에서 찬성 203표, 반대 32표로 펠로시 원대대표를 하원의장 후보로 결정했다. 이번 투표는 펠로시 원내대표가 경쟁후보 없이 단독으로 나서면서 사실상의 그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을 보였다. 펠로시 대표는 이미 지난 2007∼2011년 4년간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며 첫 임기 후반부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에 제동을 걸 적임자라고 자임해왔다. 하지만 경륜과 노련함이라는 강점 못지않게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당내 반대파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그의 하원의장 취임이 유력해 보인지만 민주당 내 반대 움직임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아직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원의장으로 최종 선출되기 위해서는 하원 정원 435명의 과반인 218명의 찬성표를 받아 내야 한다. 이날 당내 투표에서 찬성이 203표를 기록한 만큼 공화당이 전원 반대표를 던진다고 가정할 때 민주당에서 15∼17표(당선 확정되지 않은 2곳 감안)를 넘는 반란표가 나오면 낙마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펠로시 대표는 남은 기간 당내 이탈표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 지도부가 ‘제3의 카드’를 대안으로 고민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펠로시 대표가 남은 기간 당내 반대파를 충분히 누르지 못할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1월3일 하원 전체투표를 앞두고 대안 후보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