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국립대학 10곳이 1년간 전력 소비로 자동차 13만대가 뿜어내는 규모와 맞먹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일 서울대·강원대·충남대·충북대·경북대·경상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부산대 등 10개 거점국립대학이 이찬열(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대한민국 거점국립대학교 기후변화 리더십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대학이 사용한 전기는 68만1,000MWh(메가와트시)였다. 이만한 양의 전력을 소비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31만2,000t으로, 자동차 13만 대가 1년간 뿜어내는 것과 맞먹는 규모라는 게 그린피스의 설명이다.
학생 1인당 전력 소비량으로 살펴보면 서울대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학생의 1인당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1만8,312kWh으로, 2위 전북대(3,149kWh)의 5.8배에 달했다. 이어 부산대(2,601kWh), 경북대(2,490kWh), 충남대(2,430kWh)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이들 대학이 보유한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총량은 8,630kW(킬로와트)에 불과했다. 1인당 전력 소비량 대비 학교의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중은 충북대가 5.45%로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는 0.8%로 10개교 중 8위에 머물렀다.
그린피스는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사용이 지지부진한 국내 대학과 달리 미국 대학들은 올해 들어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으로 소비전력 100%를 충당한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니 그린피스 기후변화 캠페이너는 “거점국립대학이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립대학들은 전력 소비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재생가능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형근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도 “교육기관이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옥상 등 유휴시설을 활용해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량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 재앙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열었다. 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확대를 촉구하는 ‘재생가능에너지 A+ 대학 다닐래요’라는 이름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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