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개발과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도입된 경제자유구역이 최근 잇따른 규제 완화로 혁신성장을 위한 ‘신산업 요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방 정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지역 안배 차원에서 기존 7개 경제자유구역 외 추가 지정을 제한했지만 지난달 5일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통해 ‘제2차 경제자유구역기본계획’을 의결하면서 추가 지정도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2일 전국 각 지방정부에 따르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곳은 울산·광주광역시다. 울산시는 지난달 20일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울산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수립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기본 구상과 개발계획 수립 방향 등 큰 틀을 만드는 것으로, 내년 10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에 경제자유구역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신산업 육성으로 지역경제를 회복하고 과거 산업도시의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광주공항 등 대규모 개발사업과 연계한 기반 인프라 구축으로 국제비즈니스 투자환경을 조성해 투자유치 활성화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광주권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민선 7기 핵심공약인 경제자유구역 조성을 위해 광주시는 테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현재 ‘광주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시는 1단계로 광주·전남 함평 일원에 조성 중인 빛그린국가산업단지와 광주 남구에 위치한 에너지밸리산단을 우선 조성하고 2단계는 광주공항 일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경제자유구역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개청 10주년을 맞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새로운 전략 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유치는 물론 유치기업의 성장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인선 DGFEZ 청장은 “입주기업 지원프로그램을 활성화해 기업이 정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자유구역의 존재 이유는 지구 개발뿐 아니라 유치한 기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업환경을 국제표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투기업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가 국내외 기업 신산업 투자 지원으로 기본계획이 바뀌면서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평택 경기산업복합지구(BIX) 개발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평택 BIX 내 산업시설용지가 산업단지로 지정되며 국내 기업의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되고, 취득세 및 재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부여됐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고부가가치 복합물류와 첨단산업, 고품격 관광 레저가 공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거점지역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복합 가공이나 물류산업 등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부산신항을 조립·가공·제조업이 집적된 신산업 고부가가치 복합물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농수산물을 수입하는 경우 구역청 내 기업에서 제조·가공한 뒤 수출이나 국내 유통을 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블록체인 분야 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고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남북 경협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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