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내년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11월6일(현지시간) 미 중간선거 전에 열릴 것처럼 보였던 것에서 1월 초를 넘어 2월까지 언급되며 점점 미뤄지고 있다. 북미 간 비핵화 세부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후 귀환하는 에어포스원에서 2차 북미회담에 대해 “세 군데 장소를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가 2일 보도했다. 다만 그는 “일정 시점에(at some point)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할 것”이라고 말해 2차 회담 장소가 미국이 아닐 것임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해 1차 회담 장소로 거론됐던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의 빈, 김 위원장이 유학한 스위스, 판문점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중히 받아들인다”며 “북미정상회담이 분명하게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의제와 일정이 조속히 확정되기 바란다. 정부도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1월 초 북미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염두에 둬왔다. 하지만 크게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계속 지연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북한은 영변·풍계리·동창리 사찰 방식을 놓고 ‘참관’ 및 관련 정보 서류 제출 등의 검증방식을 원하는 반면 미국은 참관보다 강도가 센 ‘사찰’과 시료 채취 등을 요구하는 등 검증 방식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추론된다. 이에 북미 고위급 회담 날짜도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일 CNN 인터뷰에서 “북미가 올바른 다음 단계에 대해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회담의 다음 단계가 아닌 올바른 실질적인 다음 단계”라고 전했다. 그는 북미회담 시점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이른 시점을 제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내년 1월1일 이후 얼마 안 돼(shortly)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곧(pretty soon)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2월을 제시했지만 추후 협상 경과에 따라 시점은 얼마든지 연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가 1·2월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협상 내용에 있어 상응 조치를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윤홍우기자 이태규·박우인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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