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집회·시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사법 처리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촛불 집회를 거치면서 평화적 시위문화가 정착했다고 평가하는 반면 정권이 바뀌면서 경찰권 행사 기준이 달라져 공권력을 느슨하게 적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총 6만7,168건의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경험하면서 직접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향이 강해진 탓도 있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찰개혁위원회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것을 권고하고 경찰이 이를 수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4면
집회·시위가 크게 늘었지만 법 위반으로 사법 처리된 인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을 위반해 적발된 사범은 2015년 4,216명, 2016년 4,391명에서 지난해는 1,440명으로 58% 감소했다. 또 지난해 불법 폭력시위로 적발된 사례는 1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약 35건이 불법 폭력시위로 적발된 것과 비교하면 60% 이상 줄었다. 경찰은 이에 대해 현 정부 들어 집회·시위 대응 기조가 바뀌면서 나타난 긍정적 효과라고 분석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법원이 시위대에 우호적인 판결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경찰권을 소극적으로 행사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치안 업무는 정권의 변화나 지도부 교체와 상관없이 일관성 있게 유지돼야 한다”며 “평화적 집회·시위는 보장하되 불법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처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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