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신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3일 “수사권 조정의 연내 입법화를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조직 내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로 꼽히는 황 청장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시대를 살아가는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첫 번째 과제는 수사구조 개혁이고, 이번 정부가 출범할 때 국민이 첫 번째로 주문한 것도 검찰 개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잘못된 수사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낭패를 겪게 된다는 점을 경찰관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며 “경찰서장, 지구대장, 파출소장 등 모든 경찰관이 지역의 국회의원과 오피니언 리더는 물론 평범한 주민들을 만나 국민 여론이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수사권 조정 필요성 홍보)는 경찰의 시각이거나 경찰 조직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국민이 선정한 개혁 과제를 위해 공직자로서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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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서는 “일부 독소조항이 있지만, 논쟁거리가 많아지면 수사권 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만큼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며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검찰과 경찰이 수평 대등한 관계로 바뀌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 이어 열린 취임식에서도 “개혁이 성공하려면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탐욕과 소아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는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뒤 “말로는 국민의 개혁 요구를 잘 알고 있다면서 실제 행동은 개혁의 본질을 외면하는 꼼수와 거짓으로는 개혁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식견이 좁은 사람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촉견폐일’(蜀犬吠日, 촉나라 개는 해를 흔히 볼 수 없기 때문에 해만 보면 짖는다는 뜻)이란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조직의 이익만을 내세우며 개혁에 저항하는 언행을 보이는 것은 촉견폐일의 어리석음을 넘어 국민주권주의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위험한 행동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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