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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 '나쁜형사' 머리좋고 악에받친 강철중? '거물'이 나타났다





이 교묘하고 폭력적인 형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패기 넘치는 사이코패스는 또 뭐고.

머리좋고 악에 사무친 강철중? 그를 어떻게 표현하든 첫 방송부터 영화처럼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나쁜형사’의 전개에 시청자는 환호했다. 8.3%의 시청률, 기분 좋은 출발이다.

3일 베일을 벗은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극본 허준우/연출 김대진)은 한 편의 영화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승전결 확실한 전개를 통해 리모컨조차 잡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과 인물의 중요도에 따라 세가지 에피소드로 나뉘어 전개됐다. 우태석(신하균)이 과거 수사하다 범인을 놓치게 된 여고생 살인사건, 현실에서 이 사건의 범인 장형민(김건우)을 검사와 형사의 관계로 다시 만나 계속된 그의 연쇄살인을 멈추는 과정,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사이코패스 기자 은선재(이설)과의 만남까지. 눈앞에 놓인 떡밥이 새우로 만든건지, 오징어로 만든건지 아직 판단할 수 없음에도 속사포 전개에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우태석은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했던 목격자를 잃고 악인을 증오하기 시작해 십수년이 흘러 검거율 1위의 형사가 됐다. 그러나 그는 “밥 한번 제대로 못 먹고, 앰뷸런스 소리만 들어도 가슴떨린다”며 10년을 함께 산 부인이 내민 이혼서류 앞에서도 “경찰을 그만둘 수 없다”가 아니라 “나 이혼 안해”라며 자신의 아집에 갇혀버렸다. ‘하균신’ 신하균은 자신의 과오로 선인지 악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된 인물을 탁월하게 설명해냈다.



이는 등장하는 모든 경찰이 제복이나 편안한 복장을 입는데 반해 그만 홀로 수트를 입고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가 입은 수트는 흑과 백, 극명한 대비로 우태석이 선과 악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인물임을 말한다.

반면 빨간 코트·구두·입술·음료와 화려한 장신구로 우태석과 극명하게 대비된 은선재의 첫 등장은 그녀가 자신의 우월함에 빠져있는 인물임을 상징하는 동시에 곧 우태석을 유혹할 것을 예감케 한다.



연쇄살인범을 첫 방송만에 죽게 만든 에피소드는 당혹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통쾌했다. 최근 묻지마 범죄나 강력범들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법과 정의에 대한 불신이 늘어가는 시점에서 바라보기에 ‘법보다 주먹’이라는 선택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법과 인권에 갇힌 높은 양반들과 돈에 취해버린 형사, 이들 모두 냅다 집어치우고 온갖 불법수사와 법 이상의 응징을 예고하면서 작가가 만들어낸 비현실적인 세계는 사람들이 마음으로나마 응원할 수밖에 없는 세계관이다.

김대진 연출은 “범죄수사 드라마다 보니 매회 다른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모든 에피소드들이 결국 인물들과 엮이고 그들의 관계에 영향을 주도록 구성하고 있다”며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도 있다. 전체 이야기 속에서 움직이는 캐릭터와 캐릭터 간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쁜형사’의 기획의도에는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범인을 잡고싶은 우태석, 범죄자를 사적으로라도 처단하고픈 욕망을 지닌 은선재의 부추김은 악마의 유혹이다. 과연 우태석은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정의를 쫓는 형사로서의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라고 쓰여있다. 단순히 ‘범인을 잡는 과정’을 넘어 ‘어떻게 잡고,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지기까지, 원작 ‘루터’의 긴장감을 한국식으로 완벽히 재해석해낼 거라는 기대가 높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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