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3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에 힘입어 상승했다.
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7.97포인트(1.13%) 상승한 25,826.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0.20포인트(1.09%) 오른 2,790.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0.98포인트(1.51%) 상승한 7,441.5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 관련 소식을 호재로 반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주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실시한 양국 정상회담에서 향후 90일간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한 채 지식재산권 문제 등과 관련한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일종의 ‘휴전’에 합의한 셈으로 금융시장은 오는 1월 미국의 관세 인상 등 양국의 긴장이 추가로 고조될 위험이 당분간 사라진 점에 환호했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별도 관세 인하도 호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와 관련한 관세를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드 주가는 2% 올랐고 GM 주가는 1% 상승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이 몇 가지 핵심 현안에 대한 양보를 약속했다면서 “이런 논의가 양국의 진짜 합의로 이어질 것으로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변화는 매우 빨리 일어날 수 있으며 중국과의 무역협상 진행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는 4% 올랐다. 미·중간 무역 전쟁 휴전 합의와 러시아가 감산에 동참할 의사를 밝힌 점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가 2.4% 상승했고, 보잉 주가는 3.8% 올랐다. 아마존 주가는 4.9%가량 급등했고, 애플 주가도 3.5% 올랐다. 아마존은 장중 한때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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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0.09% 하락한 필수 소비재를 제외하고 전 업종이 올랐다. 유가 급등에 힘입어 에너지가 2.28% 올랐다. 기술주는 2.11% 올랐고, 산업주도 1.17% 상승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 여건과 전망이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정말로 주목하는 것은 3.7%의 실업률과 2% 부근의 물가 상황에서 경제가 이같이 좋은 상황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랜들 퀄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연준 위원들은 중립금리 수준을 2.5~3.5%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가 그 범위에 접근하고 있다고 꽤 정확하게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를 얼마나 더 인상할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중립금리는 범위이며, 결국 금리가 중립금리 범위 어디쯤 있을지는 향후 지표와 내년 경제 성과에 대한 평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립금리에 가깝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중요하다”면서 “최근 물가 지표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는 3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 합의에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8% 높은 7,062.41로 마쳐 7,000선을 회복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1.85% 상승한 11,465.46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 역시 1.00% 올라 5,053.98로 종료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도 1.32% 상승한 3.214.99를 기록했다. 특히 무역전쟁 휴전과 카타르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선언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에너지주와 원자재주가 크게 올랐다. 런던 증시에서는 광산기업 BHP가 5.9% 상승했고, 파리 증시에서는 기술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6.0% 급등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는 자동차기업 BMW가 4.41% 올라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이날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0%(2.02달러) 오른 52.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 현재 배럴당 4.15%(2.47달러) 뛴 61.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지난 1일 아르헨티나 회동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기로 하는 한편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후속협상을 하기로 한 합의에 반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값은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13.60달러) 오른 1,239.60달러를 기록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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