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지난해에 비해 6명 줄어든 9명으로 집계돼 ‘불수능’ 난이도를 증명했다. 이과생 3명과 문과생 6명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성기선 원장은 4일 2019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올해 수능 난이도로 인해 전국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성 원장은 “이번 수능에서 출제위원단의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어영역의 경우 지문 및 문항의 길이가 너무 길고 내용이 어렵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며 “향후에는 지문의 길이, 고난도 문항의 난이도 수준 등에 대해서 더욱 면밀히 검토해 교육적으로 타당성이 높은 문항 출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역대급 난이도’로 분류됐던 31번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이창훈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지문이 과도하게 길었고 문제 해결로 가는 사고과정도 과도하게 복잡해 결과적으로 초고난도 문항이 됐다”며 “앞으로는 이 같은 문제를 제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재가 생소해 문과 학생에게 불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31번은 EBS 교재에 출제된 뉴튼 만유인력 법칙을 다루고 있어 학생들이 익숙할 거라고 판단했다”며 “문·이과 학생들의 정답률을 비교했을 때도 보통 이과가 문과보다 국어 성적이 조금 더 높은데 31번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고 밝혀 문이과 유불리 논란을 일축했다.
절대평가인데도 1등급 비율이 5%였던 영어과목에 대해서는 “절대평가 전환 후 학생들이 ‘영어과목은 90점만 받으면 된다’고 태도를 바꿨는데 출제위원단이 이를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수험생 모집단을 보다 명확히 분석하고 출제검토위원 예측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절대평가 제도도입 취지를 흔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대평가 때는 1등급 변별 위한 최고난도 문항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과거보다 영어학습 투자 시간이 줄어든 것 같은데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비교적 난이도가 쉬웠던 한국사에 대해서는 출제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본부장은 “학생들이 지난해 수능 난이도를 보고 학습 필요성을 많이 인식한 걸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기본소양 확인할 수 있는 평이한 문제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2019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국어는 표준최고점수가 지난해보다 무려 16점이 오른 150점으로 나타나는 등 지나치게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어 또한 1등급 비율이 지난해 10.03%에서 올해 5.3%로 급감하는 등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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