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올림픽·아시안게임이 없는 오는 2019년, 국내 스포츠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 중 하나는 단연 아시안컵 축구다. 제17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아시안컵은 내년 1월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해 2월1일까지 44억 인구의 아시아 대륙을 축구 열기 속으로 몰아넣는다.
아시아 맹주를 다투는 한국이지만 아시안컵과는 궁합이 썩 좋지 못했다. 2회 대회인 지난 1960년 조윤옥을 앞세워 홈구장 효창운동장에서 정상에 오른 게 마지막 우승이다. 1956년 초대 대회와 2회 대회 우승이 전부. 라이벌 일본이 네 차례 우승으로 최다 우승팀에 올라 있다. 돌아보면 한국은 텃세가 심한 중동의 편파 판정에 발목 잡힌 적도 꽤 있었다. UAE에서 아시안컵이 열리는 것은 1996년 이후 23년 만이다. 황선홍·김도훈·고정운 등으로 짜였던 당시 대표팀은 8강에서 이란에 2대6의 참패를 떠안았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체제로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은 굴욕의 기억이 새겨진 UAE에서 59년 만의 아시아 제패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500만달러(약 55억4,000만원). 월드컵 직전 해에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권도 주어진다. 24개국이 4팀씩 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르고 이후 각 조 1·2위와 3위 중 성적이 좋은 4팀을 보태 16강 토너먼트를 펼친다. 한국은 1월7일 오후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필리핀과, 12일 오전1시 키르기스스탄과, 16일 오후10시30분 중국과 차례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결승까지 가면 총 7경기를 소화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대비 조기소집 명단 23명을 4일 발표했다. 유럽파와 중동파를 제외한 이들 아시아리거로 11일부터 울산에서 열흘간 훈련하고 23일 UAE로 떠난다. 유럽리그는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다. 최종 명단은 20일 발표 예정이다. 이번 벤투호 4기의 새 얼굴은 김진수·장윤호(이상 전북), 김준형(수원), 한승규(울산), 조영욱(FC서울)까지 5명. 김진수를 제외한 4명이 성인 대표팀 생애 첫 발탁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황인범(대전), 김민재(전북), 나상호(광주) 등 1996년생이 최근 대표팀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가운데 첫 승선인 3명의 미드필더 장윤호·김준형·한승규도 1996년생이다. 장윤호는 올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이고 한승규는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다. 김준형은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벤투호의 붙박이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남태희(알두하일)가 부상으로 아시안컵 참가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장윤호 등 셋은 남태희를 대신할 한 자리를 놓고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UAE에 함께 가지 못한다 해도 첫인상을 강하게 남겨놓아야 카타르월드컵을 바라볼 수 있다. 1999년생 조영욱도 2022년을 염두에 둔 발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주전으로 이승우·백승호 등과 호흡을 맞췄고 각급 대표팀에서 ‘월반’으로 유명했던 공격수다. 불의의 부상으로 올해 러시아월드컵을 포기해야 했던 김진수는 9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 김진수는 박주호(울산), 홍철(수원)과 주전 왼쪽 수비수 자리를 다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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