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구비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설수에 오른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4일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상상할 수 없는 주장들 때문에 참담하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임 시 제기된 논란에 대해 “그간 양심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밝혔다.
신 총장은 DGIST 재직 시 진행한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와의 협약 과정에서 이중계약을 한 게 아니냐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2년 당시 DGIST는 연구비를, LBNL은 연구장비를 서로 제공하기로 협약했다. 문제는 협약 이후 5년 간 200만달러에 달하는 DGIST의 연구비가 LBNL에 이중으로 송금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제자의 편법 교수채용 의혹까지 제기되자, 신 총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다음처럼 해명했다.
그는 이중 송금 의혹에 대해 “각종 협약서와 제안서 등에는 일부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없다”며 “현금지원은 이 부분에 대한 독자적인 사용 권한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제자의 편법채용 의혹에 대해선 “(제자는) 현지에서 다양한 연구를 하면서 뛰어난 능력을 스스로 인정받았다”며 “LBNL이 우리나라와 지속해서 사업을 할 수 있던 건, 정규직 연구원에까지 오르는 성공 스토리를 가진 그의 역할이 컸다”고 반박했다
국가연구비 횡령 건의 경우엔 “연구책임자와 참여연구원들이 양 기관의 사전 협의로 송금방법 및 절차 등에 대해 독자적으로 추진해왔다”며 “현금지원이 규정상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송금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이번 혐의에 대해 “이번 건과 아무 상관 없는 KAIST 명예를 실추하게 된 상황이 벌어져 매우 유감”이라며 “관계기관으로부터 소명을 요구받으면 투명하고 진실하게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혐의와 관련해 신 총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KAIST 이사회에 신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를 요청했다. 신 총장의 직무정지 요구안 상정은 오는 14일 KAIST 이사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변문우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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