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려온 중남미에서 중국과 일본이 맞붙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 이어 방문한 파나마에서 16조원 규모의 경협 선물 보따리를 풀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남미 주요국들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4일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인프라·은행·관광 등의 분야에서 18개 협정을 체결했다. 파나마가 여러 프로젝트를 벌일 수 있도록 중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만 연합보는 양국 간 경협 규모가 총 150억달러(약 16조6,000억원)를 넘어선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나마에 대한 중국의 물량공세는 미국의 입김이 강한 중남미에서의 세력 확대 행보로 해석된다. 파나마는 지난해 6월 대만과 단교하는 대신 중국과 수교하고 외교·투자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 7월부터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했으며, 특히 파나마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에 앞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에서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 만나 아르헨티나산 체리 수입을 포함한 30개 이상의 농업·투자협정을 체결했고 8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합의해 전체 통화스와프 규모를 187억달러로 늘렸다.
일본도 이 지역에서 중국을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공세적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대변인 성명에서 “일본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를 상당한 규모의 중요한 시장으로 여긴다”며 “메르코수르 회원국과의 통상·투자 확대를 통한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혀 일본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상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성명은 아베 총리와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이어 나왔다. 아베 총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 후 우루과이와 파라과이를 방문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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