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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급락…장단기 금리 역전에 '경기침체' 공포

2년물-10년물 격차 10년만에 최소 폭 좁혀져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도 하루만에 다시 고개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한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장·단기 채권금리가 역전되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이었다. 채권 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장기채권이 단기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반대로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보다 낮다는 것은 통상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799.36포인트(3.10%) 급락한 25,027.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90.31포인트(3.24%) 하락한 2,700.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3.09포인트(3.80%) 내린 7,158.43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장단기 채권 금리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 공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장단기채권의 금리 차 축소나 역전 현상은 과거 심각한 경기후퇴 때 전조처럼 빠짐없이 나타나곤 했다. 미중간 무역전쟁 가능성이 다시 불거진 것도 증시 급락에 한몫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후 4시 현재 0.08%포인트가량 하락한 2.9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03%포인트 안팎으로 떨어져 2.80% 선에 그쳤다.

장기금리의 하락폭이 더 커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격차가 0.10% 선으로 좁혀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차이”라며 “1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폭으로 좁혀지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10년물 금리가 3.2% 선을 위협하면서 ‘고금리 공포’를 불러왔던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뀐 셈이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된 2·3년물과 5년물의 금리 격차도 더 벌어지는 추세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지난주 발언을 기점으로, 채권시장 기류는 확연히 달라졌다. 앞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다만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기준금리 인상이 여전히 유력하다.

이에 따라 단기금리 낙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장기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했고, 이로 인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침체 우려를 키우는 구도가 연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은 경제매체 CNBC 방송에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성장세가 조만간 약해질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무역갈등 우려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미·중이 90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벌써 양측의 발언이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은 휴전에 들어가자마자 강력한 대응을 보였다. ‘자유무역론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대신 보호무역 성향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 테이블 전면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압박에 들어간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라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밤 트위터를 통해서 중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를 압박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자동차 관세가 제로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가세했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중국에 대해 합의이행을 위한 세부사항을 구체적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WSJ은 “미중 간 통상휴전의 실효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의견을 전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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