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2018학년도 수능 성적표가 배부되었다. 시끌벅적했던 서울 종로구 경복고 3학년 교실에도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오랜 시간 공부한 학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는 모습은 다양했다.
낙심한 표정으로 성적표를 바라보던 엄모(19)군은 “가채점 결과보다 국어점수가 크게 떨어졌고 수학도 평소보다 너무 못 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엄군은 “수능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올해는 대입 전략도 세우지 않았다. 재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영(19)군도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했던 대로 점수가 나왔다”며 “국어가 아주 어려웠는데 특히 어려웠던 비문학 지문을 남겨두고 뒷부분부터 문제를 풀어나간 게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시 지원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결과를 보면서 정시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여의도여고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 학교 김희주(19)양은 “12년 동안 멈추지 않고 달리며 공부한 결과가 종이 한장으로 나왔다는 생각에 조금은 허무하다”며 “수시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최저성적 기준에 미달한 영역이 있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김양은 또 “정시지원은 해봐야겠지만 반쯤은 재수할 생각도 하고 있다”면서도 “일단 한 달쯤은 맘껏 놀고 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해 보겠다”고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 학생은 “이거 내 성적표 맞아?”라고 말하며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짓자 아직 성적표를 받지 못한 친구들이 대체 무슨 의미냐며 친구를 다그치기도 했다. 먼저 성적표를 받은 친구는 “어디든 가긴 갈 수 있겠다”며 웃음을 띠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됨에 따라 최저등급 기준만 맞추면 지원 대학의 입학이 확정되는 수시 지원 학생들은 한숨 놓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정시 지원 학생은 수능 성적표에는 표기된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바탕으로 합격 전략을 본격적으로 세워가야 한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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