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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청정 드라마 '땐뽀걸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사진=MI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 연출 박현석)가 안방극장에 유쾌한 청정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드라마틱한 전개 없이도, 댄스스포츠를 통해 성장해가는 여상 아이들의 이야기가 조선업의 도시 거제의 현실과 맞물리며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기 때문이다.

땐뽀로 진짜 친구가 돼가는 여상 아이들

시은(박세완)에게 친구들은 “아싸가 되기 싫은 애들끼리 맺은 동맹”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거짓말쟁이 루저, 사랑 받을 수 없는 관종, 핵폐기물급 쓰레기, 그냥 미생물”쯤이었다. 대학에 가고 싶어, 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위해 땐뽀반에 들어갔고, 그래서 댄스스포츠 대회 수상이 절실했지만, 함께 밤늦게까지 스텝을 밟으며 조금씩 춤이 주는 즐거움을 알아간 시은. 처음으로, “관종, 루저, 쓰레기, 미생물, 내가 너네 이름은 평생 기억할게, 고맙다”는 마음을 가졌다. 특히 상종도 하기 싫었던 문제 학생 혜진의 비밀을 알고 그걸 이용하기도 했지만, 댄스복 지퍼도 서로 올려줄 만큼 마음을 열었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다리를 다친 혜진을 “맨날 술먹고 남자 아들이랑 어울려 다니면 멋있는 줄 아냐”며 오해한 시은. 둘은 진짜 친구란 관계로 성장할 수 있을까.

진짜 어른 ‘규호쌤’ 김갑수





음주가 나쁘다고 말하기보단, ‘규호와 아이들’이라 적혀있는 땐뽀반 냉장고를 숙취해소제로 채워놓는 선생님 이규호. 아이들을 진심으로 믿어주고, 그저 든든한 그늘이 돼주고 싶어 했다. 혜진이 폭력 사건에 휘말리자 경찰서로 찾아가 드링크를 돌리며 어른들을 설득했고, 소년원에 그냥 갈 거라며 마음에도 없는 반항을 하는 혜진을 진심을 알고는 땐뽀반에 들어오는 조건으로 퇴학과 소년원행을 막았다. 연습도 안하는 혜진을 빼자고 주장하는 시은에겐 “쌤은 혜진이가 달라질 수 있다 생각한다”고 담담히 이야기할 뿐이었다. 원작 다큐멘터리에서 유일하게 실제 인물의 상징성을 그대로 옮겨온 규호쌤. 댄스스포츠를 통해 공부는 못해도 뭔가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에서 오는 행복, 그리고 진정한 관계를 가르쳐 주고 싶어 하는 진짜 어른의 모습은 나도 한번쯤 기대보고 싶은 힐링을 선사했다.

거제에서 버티는 어른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 거제의 풍광 속에 담긴 휘청이는 지역의 현실적인 이면도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다. “내 젊었을 적에는 내 손에 기름때 한 거 묻히고 댕기도 가슴팍에 붙은 회사 이름 하나면 고개가 절로 빳빳해졌다”며 한때 조선업으로 흥했던 거제를 추억하는 어른들. 그러나 이젠 더는 못 버티겠다며 떠나는 사람들 속에서, 시은의 엄마 미영(김선영)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박선배만큼 일 빼는 사람이 없다 아닙니까”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실력 있는 용접공이지만, 불황으로 정리해고를 당했고, 지금은 자기를 자른 회사에서도 하청을 맡아 일을 하고 있다. 간부 동석(장현성)에겐 “자존심도 없나”라고, 딸 시은에겐 “엄마처럼 되는 게 끔찍하다”라는 말을 들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유는 지켜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학 가고 싶어 하는 딸에게 취직이나 하라며 모진 말을 해야 했던 엄마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공감을 선사했던 대목이었다.

/이주한기자 ljh36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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