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다임러·BMW 등 독일 자동차 빅3 경영진이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후 미국 내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차를 비롯한 수입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식 압박이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차 3사 경영진을 만났다”며 “대통령은 모든 자동차 업계가 미국에서 생산하고 더욱 우호적인 사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독일차 3사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압박했으며 3사 경영진들은 관세 부과를 면제하는 조건으로 미국 투자를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디터 체체 다임러 최고경영자(CEO)는 회담 후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 관세를 강행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잠재적 위협이 줄었다”고 말해 관련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도 “우리는 미국에 공장이 더 필요하다”면서 “미국에서 우리 차를 생산하기 위해 포드 생산능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MW 역시 이번 회담을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 내에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두 번째 공장 설립 방침을 밝혔다.
이날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 관세 부과 결정을 앞두고 유럽연합(EU)과 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예정에 없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독일차 관련 무역적자가 300억달러에 달한다며 추가 관세 부과를 주장해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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