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공모’. 박종훈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 명예회장이 첫 모임을 만들었을 당시 이름이다. ‘돌아온 공장장 모임’을 줄인 말이다. 그런데 조금 섬뜩하다고 해 고상한 이름을 찾았다. 그래서 새롭게 도전한다는 뜻을 담아 ‘New Challenge Network’로 했다. 줄여 ‘NCN’이다. 지금은 160여명의 위원이 모인 조직으로 발전했지만 처음에는 9명으로 단출하게 출발했다.
정식 명칭은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다. 대상도 퇴직 공장장뿐 아니라 임원, 공무원, 공공기관·연구소 퇴직자로 확대해 회원으로 맞이하고 있다.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출신이 많지만 중공업과 자동차, 원자력발전소를 퇴직한 이들도 많이 찾아온다. 지금은 화학 부문과 기계 부문이 거의 반반이다.
1967년 대한석유공사에 입사한 박 명예회장은 SKC 초대 공장장을 맡아 회사를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고 SK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뒤 2004년 영예롭게 옷을 벗었다. 박 명예회장은 “37년 간 정들었던 SK를 나와 보니 ‘그동안 내가 울산으로부터 참 많은 은혜를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떻게든 지역사회에 환원할 방법을 곰곰이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찾은 방법이 퇴직한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활용해 지역 산업·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산업수도’인 울산에서 석유화학·자동차·조선 등 분야에서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어온 주역들인 공장장과 임원들이 시간이 흘러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조직을 만든 것이다. 박 명예회장은 2011년 9월 7일 NCN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2·3대 회장으로 3연임하면서 조직을 확고히 다지고 회원을 확장한 후 지난해 10월부터는 명예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보통 사회공헌하면 봉사활동을 떠올리지만 중소기업 애로기술 해결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식나눔 멘토링 등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활동”이라며 “NCN이 새로운 기부문화를 창출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장의 인생 가지에는 경험 주머니가 쉼 없이 매달려 그 주머니 안에는 온갖 향기가 가득하다”며 “NCN 연륜 속에 들어있는 농익은 향기가 멀리 퍼져 나가 울산 지역사회가 더 향긋해지기를 소원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장지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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