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을 받는 이재수(사진)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건물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 전 사령관이 7일 오후2시48분께 송파구 문정동 지인의 사무실에서 투신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후2시54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현재 현장감식, 목격자 및 유족 진술 청취 등을 통해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이 전 사령관은 투신 직후 근처 송파구 경찰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는 유서를 2장 남겼지만 내용은 유족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유족들의 동향과 정치성향 등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다. 3일 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영장심사 당시 이 전 사령관은 법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불법사찰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임무 수행에 부끄럼이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면서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괄 책임자가 없는 상태에서 사건의 실체 규명과 공모관계를 파악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데는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이후 이 전 사령관과 접촉하지 않았으며 추가 소환 일정 역시 조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와 중앙고등학교·육군사관학교 동기(37기) 동창으로 한때 군의 실세로 활동했다. 2013년 10월 국군기무사령관에 임명됐으나 임기 1년을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해임돼 결국 대장을 달지 못하고 중장으로 전역했다. /오지현기자 권홍우선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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