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본격화할 총선 정국을 맞아 내년 초 청와대 비서진의 교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노영민 주중대사가 자녀 혼사차 입국한 후 정치권의 청와대 개편 논의에 더욱 불이 붙었다. 노 대사는 임종석 비서실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2기 비서실장으로 거론된다. 청와대는 다만 “아직 너무 이른 이야기”라며 선을 긋고 있다.
7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초 총선 준비를 위해 상당수 비서관들이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출마 예상자는 10여명에 이른다. 다만 지역구에서의 영향력이나 국회의원직 경험 유무에 따라 청와대를 떠나는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비서실장 교체 여부는 문재인 정부 2기 청와대의 출범과 연관된 매우 민감한 문제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실장이 교체된 다는 것은 청와대 전체 조직개편과도 연결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수석비서관 가운데는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이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 한 수석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 수석은 청와대 내 ‘정책 실세’로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밖에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송인배 정무비서관, 조한기 1부속비서관,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등도 출마 물망에 오른다.
여권 관계자는 “지역 기반이 단단하지 않고 본인 조직이 없다면 총선 준비에 1년도 매우 짧은 시간”이라며 “청와대 근무 경력에서 ‘기간’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닌 만큼 내년 초 청와대를 빠져 나오고 싶은 수요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임 비서실장의 교체 시기와 총선 출마 가능성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임 실장이 최근 사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끝나면 청와대를 떠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고 전했다. 임 실장이 본인의 마지막 소명을 김 위원장 답방 성사에서 찾고 있다면, 내년 초에 비서실장이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입국한 노 대사가 친문계 측근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차기 비서실장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나온다. 17~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노 대사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노 대사의 한 지인은 “노 대사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 2기 청와대 개편 시 본인의 역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교감을 이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그러나 내년 5월 경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비서실장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청와대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한편 청와대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에 앞서 늘공(늘 공무원) 비서관과 행정관급들의 물갈이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제라인에서는 이호승 일자리기획비서관과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이 부처로 복귀해 핵심 보직을 맡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정부부처에서 파견된 행정관급 교체 인사도 진행하고 있으나, 최근 청와대 내부 기강 문제가 불거지며 인선에 어려움도 겪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월 중순에 상당수 행정관들이 교체될 예정”이라면서도 “최근 음주운전 파동 등으로 인사검증 기준이 빡빡해지면서 교체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