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가까이 끊겨 있던 서울 덕수궁 돌담길 1.1㎞가 7일부터 모두 연결됐다.
서울시는 그간 영국대사관의 점유로 인해 막혀 있던 돌담길의 마지막 70m 구간을 이날 시민에게 전면 개방했다. 이에 따라 덕수궁 돌담길 대한문∼덕수궁길∼미국대사관저∼영국대사관 후문∼영국대사관 정문∼세종대로 등의 경로가 모두 이어진다. 이전처럼 돌담길을 걷다가 영국대사관 앞에서 다시 되돌아 나올 필요가 없어졌다. 서울시가 2014년부터 영국대사관을 설득하고 문화재청과 협의한 덕분이다.
덕수궁 돌담길 1.1㎞ 중 170m는 영국대사관의 점유로 1959년부터 일반인의 통행을 제한해왔다. 지난해 8월 서울시는 협의 끝에 시 소유 부지에 있는 영국대사관 후문부터 대사관 직원 숙소 앞까지의 100m를 우선 반환 받아 개방했다.
나머지 70m는 영국대사관 후문부터 정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영국이 1883년 매입한 부지다. 영국 측은 보안을 이유로 개방을 꺼렸지만 시와 문화재청은 담장 안쪽으로 길을 새로 내고 돌담에 출입구를 설치하는 안으로 영국을 설득했다.
다만 담장 안쪽 길은 덕수궁 보호를 위해 궁 관람 시간에 맞춰 개방·폐쇄한다. 궁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6시 개방한다.
연결 기념식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 지역은 고종, 대한제국 18년의 비운이 서린 곳”이라며 “그것을 우리가 극복해내는 희망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간은 덕수궁 돌담길이 끊어져 있기 때문에 ‘연인이 걸으면 헤어진다’고 한 것”이라며 “이제는 사귀기 시작한 연인이 와서 걸으면 그 관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념식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이 참석해 테이프커팅을 하고 연결 구간을 함께 산책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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