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지만 약점이 없는 선수. 박지영(22·CJ오쇼핑) 골프의 특징이다.
경기력에 비해 우승이 적었던 박지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9시즌 개막전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지영은 9일 베트남 호찌민의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6,579야드)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그는 2위 이소영(21·롯데·9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5년 KLPGA 투어 신인왕 출신 박지영은 2018시즌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19위에 올랐을 만큼 꾸준한 선수다. 장타 27위(245.2야드), 아이언 샷 그린적중률 6위(77.6%) 등으로 평균타수 11위(70.89타)에 올랐고 28개 대회에서 3위 두 번을 포함해 15차례나 톱10에 들었다. 이번에도 버디 11개, 보기 1개의 ‘짠물 골프’를 펼친 그는 2016년 6월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제패 이후 30개월 만에 트로피에 입 맞추며 우승 갈증을 씻어냈다. 1억4,000만원을 챙겨 2019시즌 상금 레이스를 펼칠 밑천도 마련했다.
2타 차 2위로 출발한 박지영은 전반 1타를 줄여 1타를 잃은 박민지(20·NH투자증권)와 9언더파 공동 선두를 이뤘다. 이후 이소영이 가세하면서 우승 경쟁은 3파전으로 흘렀다. 선두에 8타나 뒤졌던 이소영은 6번부터 14번까지 9개 홀에서만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박민지가 11번홀(파5) 더블보기로 주춤한 가운데 이소영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9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후반 들어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한 박지영은 마지막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러프로 보냈으나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2.5m 가량의 ‘끝내기 버디’로 연장전 없이 승부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눈물을 쏟아낸 박지영은 “첫승 이후 될 듯 말 듯해서 속이 많이 상했는데 지금까지 열심히 한 것에 보상을 받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2019시즌 1승, 통산 2승이 목표였는데 빨리 이뤄진 만큼 통산 3승으로 높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만 7타를 줄인 2018시즌 다승왕(3승) 이소영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선두로 출발해 2018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과 2019시즌 개막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2타를 잃고 단독 3위(8언더파)로 밀렸다. 루키 박현경(18·하나금융그룹)과 조아연(18·볼빅)은 데뷔전에서 나란히 공동 6위(5언더파)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2018시즌 상금 3위 오지현은 공동 13위(2언더파), 대상·신인왕 수상자 최혜진은 공동 25위(이븐파)로 마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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