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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선업 '반짝 수주' 긴장 늦출 때 아니다

국내 조선사들이 국내외에서 잇달아 일감을 따내고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해군으로부터 4,435억원 규모의 신형 잠수함을, 삼성중공업도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척을 각각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도 7,700만달러 규모의 LNG운반선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 3건의 수주규모만도 1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선박 가격이 높은 LNG선 수주가 늘고 있다니 반갑다.

올 들어 이달 6일까지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수주한 LNG운반선은 현대중공업그룹 25척, 대우조선해양 14척, 삼성중공업 13척 등 모두 52척에 달한다. 3사 합해 11척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5배 수준이다. 수년째 이어졌던 수주가뭄 해소에 대한 기대가 나올 만하다. 조선업계의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에 취해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최근 수주량이 돋보이는 것은 지난 2년간 워낙 수주량이 적어 수치상 크게 호전돼 보이는 측면이 강하다. 올 들어 최악에서 벗어나 사정이 나아졌지만 호황이던 10년 전에 비하면 40~50% 선에 불과하다. 불황으로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준비하던 2015년 수준을 겨우 회복한 정도다. 실적도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모두 올해 적자로 전환했다.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도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수주 호조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계획’에 따른 현대상선 발주물량의 영향이 큰 게 사실이다. 현대상선은 9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조선 3사에 나눠서 줬다. 올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컨테이너선(37척) 물량의 절반을 넘는다. 미국 경기 하강 가능성 등 내년 이후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 일감 증가가 반짝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조선 업계 모두 이런 상황을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한국 조선업은 심폐소생술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제 막 중환자실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때 이른 조선업 부활론을 경계하고 구조개편의 고삐를 놓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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