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9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향해 “정계 은퇴를 권한다”며 강한 반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8일 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학규는 죽고 김정은은 답방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손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요구를 묵살하고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데 반발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에 대해 박 의원이 이 같은 의견을 페이스북에 남긴 것이 원인이 됐다.
이와 관련해 김익환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이 단식 중인 손학규 대표를 언급하며 온갖 저주와 악담을 퍼붓다 못해 해괴한 논리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민의를 받들어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고자 곡기까지 끊고 계신분에 대한 예의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치적 도의도 내팽개치고 기괴한 논리로 횡설수설 하시느니 차라리 정계 은퇴를 권해드린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목숨을 걸고 단식을 결행하신 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도 지키시라고 권하고 싶지도 않다”며 “다만 김정은의 답방만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는 믿고 있는 박 의원의 뇌구조가 궁금할 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김 부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생사여탈권을 김 위원장이 쥐고 있기라도 한단 말인가? 괴담도 이런 괴담이 없다”며 “삼척동자도 알만한 사실을 박 의원이 모르고 있다니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손 대표와 이 대표에 대해 “손학규 대표는 이번에는 죽어야 하고, 이정미 대표는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손학규? 그는 웃지만 독한 사람”이라며 “쇼를 해도 진심으로 한다”고 평했다. 박 의원은 손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지내던 2010년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에 반발해 서울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가던 일, 2014년 재보궐 선거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굴에서 칩거를 시작한 일 등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서울광장 한겨울 텐트를 쳤을 때 그는 당 대표, 저는 원내대표로 엄동설한 한밤중 혹은 새벽이라도 프라자호텔 방을 준비할테니 잠깐씩 따뜻하게 몸이라도 녹이고 샤워하고 나오래도 그는 웃기만 했다”라며 “특히 강진 토굴도 저는 3일도 못살 것 같은 곳에서 그는 부인과 살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처럼 손 대표의 진정성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손학규는 이번에는 죽어야 한다”며 ‘손학규 징크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른바 ‘손학규 징크스’는 손 대표가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때마다 북한 핵실험과 같은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정치적 효과가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박 대표는 “손학규는 죽고 김정은은 답방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며 “(손 대표는) 김정은 위원장 방남을 적극환영하고 그래도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단식을 계속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반면 단식 중인 이 대표에 대해서는 “그가 정의당 원외 대변인 때 이미 오늘의 이정미 대표를 보았다”며 “등원 후 의정활동은 물론 박근혜 탄핵 등 투쟁의 모습에서 예사로운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고 평했다. “그는 노회찬의 꿈과 심상정의 분노를 대변한다”고도 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