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수억 원을 뜯긴데다 취업 청탁까지 들어준 의혹을 받고 있는 윤장현(사진) 전 광주시장이 검찰 출석을 위해 귀국했다.
윤 전 시장은 의료봉사를 위해 출국한 네팔에서 출발해 9일 오전 4시 42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윤 전 시장은 “소명할 것은 소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항에서 윤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며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권 여사를 사칭한 김(49)씨가 지난해 12월 딸의 사업문제로 돈을 빌려달라는 말에 윤 전 시장은 4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송금 시기가 공교롭게도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바로 앞둔 때여서 검찰은 돈의 출처와 송금 이유 등에 초점을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지난 3월 29일 재선 도전 의지를 표명하고 일주일 만인 지난 4월 4일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 검찰은 이 사이 측근 뿐 아니라 사기꾼 김 씨와도 출마 여부 등을 논의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윤 전 시장은 “공천 대가라면 은밀한 거래인데 수억원을 대출받아서 버젓이 내 이름으로 송금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느냐”고 해명한 바 있다. 또 김 씨가 자신의 자녀들을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로 속여 취업 청탁을 하자 윤 전 시장이 광주시 산하기관, 사립학교 임시직·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련해 부탁 전화를 한 정황도 검찰은 확보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해당 산하기관과 사립학교를 압수수색했고 양쪽 관계자 5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조사하고 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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