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수억 원을 뜯기고 취업 청탁까지 들어준 의혹을 받고 있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윤 전 시장은 10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검에 출석해 “시정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운 광주시민 여러분께 상처를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실에 입각해 거짓 없이 조사에 임할 것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공천 대가를 바라고 돈을 건넨 의혹과 권 여사를 사칭한 김모(49)씨에게 보낸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부인하며 검찰에 소상하게 소명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전 시장은 “선거와 관련해 김씨와 특별히 주고받은 이야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시장은 지난달 16일 네팔로 의료봉사를 떠났다가 봉사활동이 끝난 후에도 현지에 체류하다가 전날 오전 귀국했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4억5,000만원을 사기당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수사의 쟁점은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당내 공천을 앞둔 시기에 김씨에게 거액을 빌려주고 채용 청탁을 들어주려 노력한 점이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인지 등이다. 김씨에게 보낸 돈 중 3억5,000만원의 대출을 제외한 1억원의 출처도 밝혀낼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사기 및 사기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채용 청탁 사건에 연루된 광주시 산하기관, 사립학교 법인 관계자 등 5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광주=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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