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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선 KTX 탈선 초래한 선로전환기, 설계부터 잘못됐다”

지난 8일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강릉선 KTX가 사흘째 밤샘 복구작업 끝에 시운전을 거쳐 10일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 이날 오전 5시 30분 강릉발 첫 열차가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강릉선 KTX 탈선 사고를 초래한 것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의 관련 부품이 설계 자체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현장의 열차 방향을 바꿔주는 장치인 선로전환기와 전환기의 오작동 시 경고 신호를 연결하는 회선이 설계부터 잘못된 사실을 파악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8일 오전 사고 당시 강릉역 인근 서울방향 선로 변경 장치가 고장이 났지만 엉뚱한 곳에서 고장 신호가 감지돼 열차 탈선을 막지 못했다.

조사위가 선로전환기의 경고 신호 장치를 개봉해 봤을 때 선로전환기와 경고 신호를 연결하는 회선이 잘못 연결된 사실이 파악된 바 있는데, 조사위가 회선 도면을 확인한 결과 설계도부터 이처럼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기계는 작년 9월 설치될 때부터 이미 오류가 있는 상태였고, 코레일은 지금까지 1년 3개월간 오류를 인지하지도 못했다는 추론이 제기된다.

조사위원회는 이날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강릉선 전체 노선의 선로전환기 관련 회로를 점검하도록 긴급 안전권고를 내렸다.

다른 지점에 설치된 선로전환기에도 설계 오류와 이로 인한 오작동이 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관련 부품이 이미 회선이 뒤바뀐 채 납품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사고조사위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아직 강릉선의 다른 부분에 대해 선로전환기 관련 부품의 설계가 잘못됐는지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안전권고는 일반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구간에 사고예방을 위해 통보하는데, 이날 권고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원회는 설계오류를 비롯해 유지보수 문제까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사고 이후 긴급 복구 작업을 벌여 이날 오전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해 열차는 저속이나마 강릉선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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