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원내대표로 나 의원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투표에 참여한 총 103명의 한국당 의원 가운데 68명의 표를 얻어 김학용 의원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정책위의장에는 나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뛴 정용기 의원이 선출됐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를 통해 “의원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 분열이 아닌 통합을 선택했다”며 “우리 당은 이제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를 멈추고 하나로 뭉쳐 문재인 정권의 독주·실정을 막아내야 한다. 의원들의 역량이 결집된다면 정권교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위원회 체제를 복원해 정책으로 승부하는 ‘강한 야당’을 만들어 총선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범보수 통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의원들 중 몇 명이 원내대표 선거 이전에 당 입당을 희망한 것으로 안다. 바른미래당과의 당대당 통합 부분도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방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의원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 원내대표는 “두 야당 대표가 단식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상황이 정리되게 노력하겠다”면서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이 12월 말이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아직 당내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는데 우선 의견을 수렴한 뒤 정개특위 활동 시한을 늦춰 천천히 논의해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2월 들어설 당 대표 등을 포함한 차기 지도부의 체제에 대해서는 “개인적 소신은 집단지도체제이지만 더 다양한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며 “전당대회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활동 경과 등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계파 갈등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했지만 그의 앞에 놓인 상황은 녹녹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선 계파 갈등의 불씨가 도사리고 있다. 당장 오는 15일께로 예정된 당무 감사 결과 발표 직후 첫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월 임시국회는 취임과 동시에 대여(對與) 협상력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정의당은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며 12월 임시국회를 주장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당을 차기 지도부로 매끄럽게 인계하는 역할 역시 원내 지도부의 몫이다./송주희·임지훈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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