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유명환(72) 전 외교부 장관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지난주 유 전 장관을 비공개로 소환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에 개입한 의혹을 조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낸 뒤 2011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지낸 유 전 장관은 2016년 윤병세(65) 당시 외교부 장관과 만나 강제징용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앤장은 강제징용 소송에서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등 일본 전범 기업을 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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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법원은 강제징용 재판을 미루기 위해 정부 의견서를 받으려 했지만, 외교부가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해 일본 기업에 유리한 의견서 제출을 미루는 상황이었다.
양승태 사법부의 법원행정처는 유 전 장관이 윤 전 장관을 만나 외교부에 ‘의견서를 빨리 제출해달라’고 독촉하도록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윤병세 전 장관은 2013년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김앤장 고문을 지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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