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9월 뉴욕 방문 당시 전용기가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제재 예외를 인정받는 절차가 진행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청와대는 13일 “사실무근”이라며 “미국에 예외 절차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정정했다.
이날 한 매체는 ‘북한을 방문했던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을 방문할 수 없다’는 미국 행정명령 13810호에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는 문 대통령의 전용기가 걸렸지만, 지난 9월에는 한미 간 별도 협의를 거쳐 전용기로 미국 입국이 가능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이 매체는 또 문 대통령이 최근 주요 20개국(G20) 순방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하며 미국이 아닌 체코를 경유한 것 역시 전용기에 대한 제재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재 면제를 신청한 적이 없으며, 미국의 허가를 받고 뉴욕에 갔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G20 때 체코를 경유한 것 역시 제재와 무관하다. 급유 문제, 대표단 시차적응 등 기술적 측면을 고려했고, 체코와 양자 정상외교의 성과를 거두려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을 경유하기로 하고 스페인, 네덜란드, 헝가리, 스웨덴 등이 (경유) 대상으로 떠올랐으나 스페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들르기로 했다는 점, 네덜란드, 헝가리, 스웨덴은 내년 공식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급유를 할 수 있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로스앤젤레스 역시 내년에 들를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비행전문가들에게 물어보라. 52시간 비행기를 타며 생체리듬과 기류 등을 고려하면 서쪽으로 가는 것이 시차 적응에 훨씬 유리하다”고 답변했다. 김 대변인은 “(체코를 경유하는 이유에 대해) 순방을 가면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나”라고 강한 어조로 반문하고 “오보가 되풀이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김 대변인은 대통령 비행기가 결국 제재대상이 아니냐고 묻자 “그 문제는 한국 정부가 말하기보다는, 미국 정부나 대사관을 통해 확실하게 답변을 듣기 바란다”라고 답했다. 정정보도를 요청할 계획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정정보도를 요청하자면 매일 해야 할 것 같다. 하루에도 몇 건씩 요청해야 할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외교부 역시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9월 문 대통령의 방미 때 전용기가 미국에 들어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대북제재 면제를 신청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경유지를 체코로 정한 데 대해서도 “제재 문제와 무관하며, 경유지에서의 지원 등 기술적 측면 및 양자 정상외교 성과 측면, 대표단 시차 적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LA를 경유지로 검토했는지에 대해서는 “중간 급유 등을 위해 다양한 경유지를 검토했다”며 경유지 후보에 포함됐었다고 전했다. 또 전용기에 미국의 제재가 적용되는지 묻자 “미 국내법의 적용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 문의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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