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야구 명문인 덕수고 야구부 선수들과 동문들이 1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덕수고 통·폐합 이전 반대’를 주장했다. 이용규·최진행(이상 한화), 류제국(LG) 등 현역 프로야구 선수로 뛰고 있는 동문들도 한 자리에 모여 “명문 덕수고를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모인 덕수고 야구부 선수·동문 60여명은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통폐합 이전 통보를 했다”며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덕수고는 특성화고였다가 인문계로 전환해 복합 운영되고 있는데, 서울시교육청은 덕수고의 인문·특성화 부분을 통폐합해 2023년까지 위례신도시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덕수고 동문 측은 “당초 교육청이 인문계만 분리해 위례신도시로 이전하고 특성화고는 현재 성동구 행당동 부지에 남기기로 했었다”며 “이전하는 곳은 부지 규모가 작아 야구 연습을 할 공간이 없어진다”고 반발했다.
이동수 야구부 동문회장(49, 덕수고 76회 졸업)은 “현재 행당동 덕수고 부지는 1만5,000여평인데 위례신도시 이전 부지는 3,500평 수준이다. 운동장을 지을 공간이 없어진다”며 “운동장이 없는데 어떻게 훈련을 하나. 아이들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고 반발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용규 선수(92회)는 “(운동장 없이 이전을 하게 되면) 후배들의 꿈이 없어질 것이 가장 안타깝다”며 “서울을 대표하는 명문인 ‘덕수고’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이렇게 야구부가 소리소문없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 선수를 비롯해 장정석 넥센히어로즈 감독, 김재걸 LG트윈스 코치, 한규식 NC다이노스 코치, 최진행(한화), 류제국(LG), 한승택(KIA), 임병욱(넥센), 양창섭(삼성), 최재훈(한화), 이인행(KIA), 임지열(넥센) 선수 등도 참석했다.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덕수고 동문들이 이전하는 학교 부지 근처에 운동장 부지를 마련하려고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교육청 차원에서는 특정 학교의 운동부만을 위해 운동장을 별도로 만들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현 덕수고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모든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문화시설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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