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고용률이 결혼 전에는 비슷했으나, 결혼 후에는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4일 공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남녀 고용률 차이는 미혼일 때 1.6%포인트였으나 배우자가 있는 경우 28.5%포인트였다. 두 경우 모두 고용률이 높은 쪽은 남성이었다. 미혼 남성은 52.8%, 기혼 남성은 81.9%로 각각 미혼 여성(51.2%)과 기혼 여성(53.4%)을 앞섰다. 미혼 남녀 간의 고용률 차이는 전년보다 더 커진 반면 기혼의 경우 1년 사이에 격차가 약간 완화했다. 2016년 미혼 남녀와 기혼 남녀 간의 고용률 차이는 각각 1.3%포인트, 29.4%포인트였다.
이는 여성 취업자가 결혼, 임신, 출산, 육아,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을 위해 일을 그만두는 이른바 ‘경력단절’을 심각하게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취업자 중 경력단절 경험자의 비율은 37.5%였다. 이러한 영향은 자녀 연령별 고용률에서도 나타난다. 2017년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아버지의 고용률은 자녀 연령이 어릴수록 높고, 어머니의 고용률은 자녀 연령이 어릴수록 낮았다. 아버지의 고용률은 자녀가 6세 이하인 경우 97.1%, 7∼12세이면 96.5%, 13∼17세이면 94.7%였지만 같은 자녀 연령대 기준으로 어머니의 고용률은 각각 46.4%, 59.5%, 69.2%의 분포를 보였다. 다만 전년과 비교했을 때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어머니와 13~17세 자녀를 둔 어머니의 고용률은 상승했다.
통계청의 가사분담에 대한 견해 및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녀 간의 가사분담 불균형은 여전했다. 올해 조사 기준으로 ‘남편과 아내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은 59.1%에 이르렀으나 실제로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남편 20.2%, 부인 19.5%에 그쳤다. 2016년 기준 가사노동의 항목을 보면 부인의 경우 식사 및 요리 준비, 설거지를 ‘거의 매번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90.7%, 88.3%였다. 남편의 참여율이 가장 높은 가사노동은 집안 청소였다. 응답자의 69.8%가 집안 청소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거의 매번 한다는 응답자는 5.2%에 그쳤고 22.5%는 주 1회 이하로 집안 청소를 한다고 답해 부인의 54.5%가 집안 청소를 거의 매번 한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됐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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