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간식’이었던 치킨 가격이 올라 2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와 점주 모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달 19일 주요 메뉴의 가격을 1,000∼2,000원 올렸다. 대표 매뉴인 ‘황금올리브’의 가격은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뛰었다. 치킨 매장 전반으로 퍼진 배달비 2,000원가지 추가하면 황금 올리브를 배달해 먹는 데 2만원이 드는 것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배달비를 포함해 아예 황금 올리브 가격을 2만원에 책정한 곳도 있다.
배달 앱 요기요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앱에 등록된 국내 치킨 업소 가운데 배달비를 받는 매장은 50.9%에 이른다.
치킨 가격 인상을 이끄는 것은 우선 닭고기 가격 상승이다. 한국육계협회가 제공하는 닭고기 시세 정보에 따르면 9∼10호 닭고기(냉장·벌크·㎏당)는 이달 1일 3,154원에서 13일 3,923원으로 769원, 24.3%나 올랐다.
통상 대형 프랜차이즈는 10호 닭을 육가공 업체로부터 3,000원가량에 공급받아 이를 4,000∼5,000원에 가맹 점주에 넘긴다. 그런데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최근 가맹점주가 납품받는 신선육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A사 관계자는 “최근 점주 납품 가격이 5,800원에 이르렀다”며 “이는 역대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치킨 가격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국민간식의 수준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도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예 에어프라이어 등으로 직접 치킨을 만들어 먹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지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최근 한 달간 닭고기(닭 다리·날개·절단육)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어났다. 에어프라이어와 튀김기 판매량도 각각 99%, 67% 늘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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