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아이돌그룹의 중국인·홍콩인 극성팬들이 이륙 직전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며 소동을 벌여 승객 360명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황당한 일이 생겼다. 이들은 아이돌그룹을 보겠다며 퍼스트클래스를 포함한 4석을 예매했다가 아이돌그룹을 본 뒤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홍콩국제공항에서 오후 3시 25분 출발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승객 360여명이 탑승해 있었다. 그런데 중국인 3명과 홍콩인 1명 등 20대 승객 4명이 이륙 직전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리겠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홍콩에서 열린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 참가한 한 아이돌그룹의 극성팬들이었다. 퍼스트클래스 2석, 비즈니스 1석, 이코노미 1석 등 모두 4석의 비행기 표를 예약해 기내에 오른 뒤 아이돌그룹이 앉아있던 좌석으로 몰려가 소란을 피우다가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억지를 부린 것이다.
항공 규정상 이륙 직전의 여객기에서 한 명의 승객이라도 내리는 경우 위험한 물품을 기내에 놔둔 채 내렸을 우려가 있으므로 해당 여객기에 탄 모든 승객이 내린 후 보안점검을 다시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아이돌그룹을 포함한 360여 명의 승객은 비행기에서 내려 보안점검을 다시 받았고 여객기는 1시간이 지나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승객들이 입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극성팬 4명은 조사를 받지 않았으며 항공요금도 전액 환불 받았다. 홍콩 경찰은 “승객들의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조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대한항공의 조사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처럼 비행기에 타기까지 하는 것은 드물지만, 아이돌그룹의 극성팬이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공항 탑승구까지 와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본 후 돌아가겠다면서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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