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말 퇴진으로 공석이 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대행으로 ‘초강경 충성파’ 믹 멀베이니(51)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지명했다.
백악관의 돈줄이 트럼프의 오른팔로 ‘수직 이동’한 것이다. 멀베이니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훌륭하게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한 켈리 장군을 대신할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으로 멀베이니 예산관리국장이 지명될 것이라는 소식을 발표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멀베이니는 공화당 강경 보수파 티파티 출신이자 당내 강경그룹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 멤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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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베이니는 2016년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에 대해 “끔찍한 인간(a terrible human being)”이라고 비난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트럼프의 충성파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멀베이니의 임명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전임인) 켈리는 민주당·공화당과 고루 일할 수 있는 전직 장군이었다. 이와 달리 멀베이니는 예산관리국장 등을 지내면서 강력한 보수 어젠다를 추진했던 명백한 공화당원”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있지는 않았지만 백악관 입성 후 예산관리국장을 하면서 ‘편안한 관계’를 구축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도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언론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첫 임기 후반부를 보좌하는 최측근으로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선발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멀베이니 대행은 백악관 전체를 관장해가며 첫 임기 집권 하반기의 국정운영 동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막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전략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5시를 넘어 ‘불쑥’ 트윗을 통해 비서실장 인사를 발표해 백악관 관리들이 매우 당황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멀베이니 대행의 임기와 관련해 한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기한은 없다”며 ‘대행’이라는 직함과 관계없이 무기한으로 비서실장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언 징키 내무장관에 대한 교체 방침도 밝히며 첫 임기 후반부 내각의 진용도 재정비를 위한 물갈이 작업에 속도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도 트위터를 통해 “징키는 올해 말 행정부를 떠날 것”이라며 “다음주 새로운 내무장관을 발표하겠다”고 내무장관 교체 방침도 밝혔다. 징키 장관은 토지 위법 거래 의혹으로 내무부의 내부감찰과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아 교체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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