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아온 하일지(본명 임종주)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박기종 부장검사)는 하 교수를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하 교수는 2015년 12월 10일 동덕여대 재학생 A씨에게 입을 맞추는 등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의 성추행 의혹은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 중이던 올해 3월 처음 불거졌다.
하 교수는 3월 14일 강의 도중 ‘미투’ 운동을 깎아내리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튿날 A씨는 익명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하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두 사람을 각각 2차례씩 불러 조사한 끝에 하 교수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A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다”며 “하 교수가 A씨에게 한 행동이 동의 아래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의혹 초기 A씨와 입을 맞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제적인 입맞춤은 아니었다고 주장했고,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 교수가 A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협박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하 교수는 A씨의 폭로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고소했으나, 경찰은 A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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