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캠프의 러시아 유착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와 관련해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의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16일(현지시간) 말했다.
폭스뉴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줄리아니 변호사는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과 만날 것인지에 대한 사회자 질문에 “예, 행운을 빈다”며 “내 생전에는 안된다(Over my dead body)”라고 답해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은 이 발언이 특검의 대통령 대면조사 가능성을 단호하게 배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줄리아니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시 성추문 여성 2명에 대한 ‘입막음용’ 돈 지급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의혹을 제기한 전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줄리아니는 성추문 여성들에 대한 돈 지급과 관련해선 “사적인 문제”라며 “범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는 “부분적으로는, 트럼프의 가족을 정서적 고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많은 증인을 내세울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옛 트럼프 캠프 측 인사에 대한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 등을 활용한 특검 수사 전략에 대해선 “역겹다”며 질타했다.
AP는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할 경우 이론상 특검은 소환을 추진할 수 있지만 이는 법정 다툼을 촉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이 범죄수사 증언을 위해 소환될 수 있는지에 관해 대법원이 직접 판결을 내린 적은 없다고 AP는 설명했다.
줄리아니는 이날 ABC 방송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2016년 트럼프 측 관계자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트럼프타워를 지으려던 계획과 관련해 대선 직전인 2016년 11월까지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코언은 재판에서 이 프로젝트가 트럼프의 대선후보 선출 이후인 2016년 6월까지 살아있었고 트럼프에게 진전 상황을 업데이트해줬다면서 2016년 1월 프로젝트가 종결됐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다만 줄리아니는 그간 트럼프타워와 관련한 이런 논의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줄리아니가 앞선 인터뷰에서 “대선 때까지를 포함해 코언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문제를 얘기했을 수 있다는 걸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또 그는 “구속력 없는 제안서가 있었지만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프 의혹과 관련한 특검과 과거 연방수사국(FBI)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거듭 비판하고 마이클 코언을 “쥐새끼(Rat)”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마이클 코언은 마녀사냥이 불법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고 들어보지도 못한 무언가를 FBI가 한 뒤에 ‘쥐새끼’가 됐다는 걸 기억하라”며 “그들은 변호사 사무실에 침입했다. 그들은 왜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DNC(민주당 전국위원회)나 사기꾼의 사무실에는 가지 않았나”라며 강도 높게 질책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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