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근로자 감원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디젤차 규제 강화 움직임과 중국 내 판매량 저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 대비 위기 관리 비용 등 여러 대내외적 변수가 업계 구조조정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LR은 25억 파운드(약 3조 5,000억원) 회생 계획(turnaround plan)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수 천명에 달하는 인력 감원 계획을 단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인력 구조조정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대 5,000명에 이를 거라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JLR은 중국·유럽 내 자동차 판매 저조로 지난 9∼11월까지 9,000만 파운드(약 1,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최근 들어 경영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그야말로 생사(生死) 기로에 서게 된 JLR은 지난 10월 향후 2년 내 총 25억 파운드 규모의 지출을 줄이는 회생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2년간 연간 투자를 45억 파운드에서 40억 파운드로 깎고, 완성차 재고를 줄이며 운전자본(일상적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5억 파운드 삭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JLR는 불필요한 출장은 대폭 없애 10억 파운드에 달하는 비용 절감도 이뤄나갈 계획이다. 인력 감원 역시 이 같은 대규모 회생 계획의 일부인 셈이다. JLR는 올해 이미 같은 이유로 랜드로버의 주력 차종인 ‘디스커버리’를 생산하는 영국 솔리헐 공장 근로자 1,000명을 줄이고, 울버햄프턴 공장 등의 노동자 근로시간을 단축한 바 있다.
JLR의 모회사인 인도 타타자동차는 다국적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도움을 받아 장·단기 구조조정안을 확정, 내년부터 실행에 옮긴다는 구상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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