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하계올림픽을 평양과 공동으로 열겠다고 나선 서울시가 개최비용 추산치를 내놓는 등 유치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림픽 소요 예산액 등이 담긴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 유치 동의안’을 최근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는 19일 상임위를 거쳐 20일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처리할 방안이다. 이는 대한체육회에 낸 올림픽 유치신청을 마무리 짓기 위한 절차다. 동의안에서 서울시는 2032년 7∼8월 중 서울·평양 및 한반도 전역에서 15일간 33종목을 치르기 위해 남측이 3조8,57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이는 개·폐회식, 경기장 개·보수, 경기 운영 등에 드는 비용이다. 도로, 철도 등 올림픽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비용은 제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 국제대회 유치 경험이 있는 복수의 민간 업체에 의뢰해 추정한 수치”라며 “소요 비용을 추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는 서울이 평양과 최단거리에 있는 도시인 만큼 SOC·통신·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이용해 ‘경제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에 상응해 북측이 들여야 할 비용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지만 교통망 등 인프라 건설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전체 예산은 약 14조원이었으나 약 12조원이 철도, 경기장 등의 인프라 비용으로 사용됐다. 2020년 도쿄올림픽은 1조3,500억엔(약 13조3,915억원)의 지출이 계획됐으나 실제로는 3조엔(약 29조7,591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5G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개막·폐막식을 남과 북에서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시 관계자는 “2032년까지 북측에 초고속 통신망이 깔릴 경우 올림픽 사상 최초로 동시 개·폐회식을 하고 이를 생중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 유치하는 방안은 지난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 회담 결과물이다. 남북의 어느 도시가 주체가 돼 올림픽을 치를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는 서울-평양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2032년 올림픽을 두고 인도, 독일, 호주 등이 유치 의사를 밝혔다. 남북은 내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동 유치 관련 협의를 할 예정이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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