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항에서 적발된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의 코카인이 한 줌 재로 사라진다.
부산지검은 부산본부세관이 지난달 압수한 1,900억원 상당 코카인 63.88㎏을 소각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53조는 압수된 마약류는 관할 지자체에 인계해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분기나 반기에 한 번씩 소각 처리한다”며 “이번에 압수한 코카인도 부산시로 인계돼 다른 압수품과 함께 소각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본부세관은 멕시코 세관과 공조해 지난달 15일 부산 북항에서 하역해 부산신항으로 이동하려던 컨테이너에서 문제의 코카인을 적발했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압축된 코카인 덩어리 54개는 검은색 가방 두 개에 담겨 구리 조각 뭉치인 동(銅) 스크랩에 숨겨져 있었다. 적발된 코카인은 무려 2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특정 조직이 코카인을 중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멕시코와 우리나라를 국적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이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중국 측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코카인은 남미 안데스산맥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코카나무 잎에서 추출한 화합물로 중추신경을 자극해 쾌감을 주는 마약이다. 검찰에 따르면 국내에는 코카인 수요가 없어 내수용 밀수 적발 사례는 거의 없다. 세관이 이번에 압수한 물량은 최근 10년간 압수 물량의 3배에 가깝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환적지로 이용하는 경우에도 국내에 마약류를 들여온 것으로 간주한다”며 “이런 경우 즉각 수사를 개시해 마약류 유통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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