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를 목격한 후 자신의 차량도 음주운전에 피해를 본 것처럼 거짓 신고한 30대가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박상재 판사는 음주 운전자를 상대로 자신의 차가 사고를 당한 것처럼 속이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무고, 사기미수)로 기소된 박모(39) 씨에게 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또한 음주운전을 한 이모(24) 씨에게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 2017년 12월 21일 오전 9시 45분경 광주 서구 쌍촌동 한 도로에서 “이씨가 술을 마시고 QM6 승용차를 몰다가 자신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며 거짓 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박씨는 편도 5차로에서 운전하다가 2차로 한가운데 정차 중이던 이씨의 승용차를 발견하고 차에서 내려 승용차 창문을 두드렸다. 이씨는 창문 소리에 놀라 갑자기 차를 출발시켰고 정차 중이던 화물차 뒤 범퍼를 들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당시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97% 상태에서 약 2km 구간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이씨가 술에 취해 사고 경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박씨는 경찰에 “이씨가 화물차를 들이받기 전 내차 오른쪽을 먼저 충돌했다”고 거짓으로 진술했다.
박씨는 사고 이후에도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차량 수리비 170만원을 주면 합의해주겠다”고 요구했고 이후 2차례에 걸쳐 치료비 등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박씨의 죄질이 좋지 않지만 무고 행위가 이씨에 대한 공소제기 및 형사처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은 점, 사기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이씨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변문우 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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