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를 비교해 궁합이 맞는지 알아보는 ‘곤카쓰(결혼에 필요한 활동)’가 일본 젊은이들의 새로운 결혼상대 결정방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NHK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전자 레벨에서 궁합을 본다는 의미에서 ‘DNA 곤카쓰’로 불리는 이 방법은 사전에 실시한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토대로 상대방과 궁합이 맞는 정도를 0-100%의 수치로 표시한 자료만으로 맞선을 보거나 교제하는 방식이다. 수치가 70% 이상이면 ‘궁합이 좋은 것’으로 간주하며 마주 앉은 남녀는 연령이나 직업·연간수입 등을 일절 묻거나 밝히지 않고 DNA 궁합만으로 교제하는 게 원칙이다.
곤카쓰 서비스 회사들은 DNA 궁합이 정말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면역을 담당하는 ‘HLA유전자’를 DNA 궁합의 근거로 들고 있다고 NHK는 설명했다. 1만개 이상이라고 알려진 이 유전자의 형태는 ‘닮지 않은’ 남녀일수록 궁합이 잘 맞고 ‘닮을수록’ 궁합이 나쁘다고 한다. 실제 스위스에서 남녀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 서로 영향을 받지 않는 환경에서 남성이 이틀 동안 입은 티셔츠의 냄새를 여성에게 맡게 한 후 어떻게 느끼는지 대답하도록 했다. 여성은 자신의 HLA유전자와 닮지 않은 남성의 냄새에 매력을 느끼고 마음이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가 닮지 않은 사람끼리 결혼하면 면역력이 강한 아이가 태어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5년여 전부터 스위스와 미국에서는 DNA 곤카쓰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유명한 곤카쓰 서비스 회사가 4개 있다. 인터넷 등을 활용한 매칭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374억엔(약 3,740억원)으로 3년 전의 3배 이상으로 커졌고 5년 후에는 852억엔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NHK는 전망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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