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사진) 바른미래당 대표가 19일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게 내 마지막 헌신”이라며 “지금 벌어지는 (해석 논란)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내 자신의 거취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선거제 개혁을 논의할 정치개혁특위에서 이상 기류가 발생하는 것 같아 단식을 중단한 내 마음이 좋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야는 지난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관련 논의를 정개특위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 직후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합의’라는, 자유한국당은 ‘도입 검토 합의’라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갈등이 빚어졌다. 손 대표는 “3당 합의를 위한 교섭 두 가지가 확실히 보장돼야 단식을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돌이킬 수 없는 확고한 원칙으로 합의돼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할 조건으로 의원 정수 증가 및 탄력적 운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김관영 원내대표를 통해 민주당, 한국당에 전달됐고, 모두가 이를 확인한 뒤 합의문을 작성했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합의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돼 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상수가 되어서 그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한다는 대전제가 깔렸다는 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촛불 혁명 다음 단계인 선거제 개혁을 통해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자 하는 국민의 여망이 있다”며 “촛불 혁명으로 망한 한국당이 그 여망에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대통합을 말하기 전에 수구로 돌아가지 말고,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이날 선거제 개혁 논의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도 내뱉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나로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를 개혁하는 게 마지막 헌신이라고 다짐하고 있다”며 “지금 벌어지는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내 거취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회의 직후 ‘거취 고민’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반드시 돼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말을 아꼈다. 당 관계자도 “강력한 의지 표명의 수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