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수도원 주택공급 계획’에서 서울 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이 제외되었음을 정부는 19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1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에 이어 이번에도 빠지면서 그린벨트 사수라는 목적을 이뤄냈다. 대신 서울시는 도심 유휴부지와 국공유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발을 맞췄다. 서울 시내 활용도가 낮은 부지를 이용해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고 집값 안정에 힘을 보태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발표한 2차 공급계획에는 서울 도심 중소규모 택지 32곳, 1만 9천호 공급계획이 담겼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도심에 공급되는 주택은 대부분 기 조성된 토지를 활용하는 만큼 조기에 공급이 가능하고, 직주근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1·2차 주택공급 계획에서 그린벨트가 모두 빠지면서 추후 해제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9월 1차 계획 발표 시 서울 그린벨트가 제외되자 향후 직권해제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이번 계획에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 불가를 고수해온 서울시와 해제를 요구해온 국토부가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차 계획 마련을 위해 서울시는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대신 도심 부지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히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나 동부도로사업소 부지 등은 서울시의 기존 부지활용 계획을 변경하면서까지 이번 공급계획에 포함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린벨트 사수를 위한 고민이 깊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환경보호뿐 아니라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린벨트 대신 교통망과 생활편의 시설을 갖춘 도심 부지 등을 활용해 빠르게 주택을 공급하는 게 집값 안정에 더 효과적이라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번 계획에도 이런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시 관계자는 “논의 과정에서 그린벨트를 지키면서 주택 공급물량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도심 유휴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다”며 “그린벨트 유지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 3월 기준 서울 시내 그린벨트는 149.13㎢로, 서울 전체 면적의 25%에 해당한다.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많고 강서구 18.91㎢, 노원구 15.90㎢, 은평구 15.21㎢ 순이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대신 추가로 주택 5만5천호 공급계획을 밝히며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에 참여하기로 했다. 상업·준주거지역 주거비율을 확대하고 역세권 용도지역을 상향하는 등 도심 내 고밀 개발을 추진하고, 빈 오피스와 공공부지를 활용해 2022년까지 총 8만호를 공급해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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