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가슴이 찢어집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
18일 강원 강릉에서 참변을 당한 서울 대성고 학생들의 부모들은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2∼3학년 때 동고동락하며 친하게 지낸 학생 10명은 수능 직후 찾아온 여유를 이용해 2박 3일 일정으로 전날 강릉을 찾았다. 그동안의 스트레스도 풀고 바람도 쐴 겸 선택한 곳은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이었다.
학부모 도안구(47) 씨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불현듯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고 했다. 도씨는 “강릉에서 학생 1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해서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도씨의 아들은 경찰·소방당국의 초기 발표 당시 착오로 사망자 명단에 있었다. 이어 인적사항 확인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음이 밝혀졌고, 현재 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에는 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도씨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내려왔다. 제 아이는 죽었으니까 다른 아이 명단이 안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바랐다”며 착잡했던 당시 감정을 설명했다. “밝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19살 아이들입니다. 시험을 잘 봤던 못 봤던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도씨는 “아들에게 사고 치지 말라고, 다들 조심하라고, 서울 근처도 아니고 멀리 가니까 조심하라고 당부했었다”며 아들이 집을 나서던 당시를 회상했다.
부모들은 치료를 받고 깨어날 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걱정했다. “자고 일어났다가 갑자기 친구 3명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얘기를 받아들여야 할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받아들여야 하는데…”
한편, 이날 오후 이날 오후 1시 12분경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을 끝낸 고3 남학생 10명이 단체숙박 중 의식을 잃고 있는 것을 업주 등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들 중 3명은 사망했고, 7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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