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새해 한층 깊고 넓어진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만난다. 국내 초연되는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부터 순수 창작물까지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오페라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2019년 시즌을 장식할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모든 작품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이탈리아 거장인 로시니의 ‘윌리엄 텔’이다. 그동안 국내에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는 이 작품은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관객과 만난다. 13세기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는 스위스를 배경으로 조국의 독립에 헌신한 인물을 다룬 ‘윌리엄 텔’은 지난 1829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각국의 오페라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인 아놀드 역은 테너 강요셉과 김효종이, 지휘는 올해 국립오페라단의 작품 ‘마농’으로 호평받은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맡는다. 공연은 내년 5월 10~12일 열린다.
브레히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바일이 곡을 쓴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도 내년 7월 11~14일 국내 초연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으로 인해 사회의 공공선이 파괴되면서 가상의 도시 마하고니가 몰락하는 과정을 다룬다. 자본주의 체제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와 인간의 타락한 욕망을 꼬집는다. 이번 초연에서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인 안성수가 연출과 안무를 맡아 오페라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창작 오페라인 ‘1945’도 관객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작품이다. 배삼식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해방 후 만주에 살던 조선 사람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머물렀던 전재민 구제소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를 통해 민족의 이익과 인류애를 추구하는 개인의 갈등을 탐구한다. 지난 2017년 국립극단의 연극으로 먼저 선보이면서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내년 9월 27~28일 세계 초연되는 ‘1945’는 최우정이 작곡하고 고선웅이 연출을 맡는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근한 레퍼토리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먼저 내년 3월 28~31일 공연되는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아름다운 선율 아래 두 남녀의 사랑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타미노 역은 테너 허영훈, 파미나 역은 소프라노 김순영이 맡았으며 연출은 독일 출신의 크리스티안 파데가 담당한다.
이와 함께 국립오페라단을 대표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라보엠’은 내년 8월 25일 관객들을 찾아가며 올해 무대에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이끈 ‘헨젤과 그레텔’은 내년 12월 5~8일 공연된다. 콘서트 오페라인 ‘바그너 갈라’는 내년 6월 8~9일 무대에 오른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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