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집단학살’, ‘반인도 범죄’로 규정한 로힝야족 사태가 벌어진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실종됐던 불교도 2명이 참수된 채 발견되자 미얀마군은 이를 사실상 로힝야족 반군의 소행으로 보고 반군 토벌 작전에 나섰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전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군 당국이 라카인주 마웅토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교계 소수민족인 아라칸족 남성 2명이 참수된 채 발견된 사건이 (배후세력) 토벌 작전을 촉발했다”면서도 “불교도들을 공격한 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얀마군과 경찰에 따르면 마웅토에 거주하는 50대 불교도 남성 2명이 지난 17일 물고기를 잡으러 인근 개천에 나간 뒤 실종됐다. 이들은 실종 나흘째인 20일 개천 인근에서 참수된 채 발견됐다. 마웅토 행정책임자인 민트 카잉은 인터넷 매체 이라와디에 “누가 그들을 살해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참수는 로힝야족 무장세력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저지르는 전형적인 살해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지난 17일 마웅토에 사는 2명의 남성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남성들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16일에는 13살 소녀가 참수된 채 발견됐다는 신고도 접수해 수사에 들어갔다. 군 당국의 소탕전 와중에 방글라데시와 접경한 라카인주 북부의 마웅토는 ARSA의 도발 이후 정부군이 반군 소탕에 나서면서 엄청난 인명피해와 난민사태가 벌어졌던 곳이다. ARSA는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핍박받아온 동족을 위해 싸우겠다며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 2016년 10월과 지난해 8월 경찰초소 등을 급습하고 무기를 탈취했다.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병력을 동원해 마웅토 일대에서 대규모 반군 소탕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73만여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유엔 진상조사단은 사태 발생 후 2개월간 1만명 이상이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을 일삼으며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런 미얀마군의 행위를 ‘집단학살’, ‘반인도범죄’로 규정해 책임자 처벌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얀마군과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해왔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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