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총파업 여파로 시민이 송년회 자리에서 일찍 귀가하거나, 늦은 밤 교통수단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등 밤새 불편을 겪었다.
20일 밤 부산 서면과 남포동 일대 번화가에서 한 시민이 음주한 뒤 집으로 돌아가려고 수차례 대리운전업체에 전화를 걸어도 기사가 배정되지 않아 애를 태웠다고 전했다. 택시 파업에 대비해 집에서 차를 몰고 나왔다가 송년 모임 후 대리운전을 부르는 수요가 많아져 대리기사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모 대리기사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콜이 점점 늘어나지만, 그만큼 반짝 대리기사로 활동하는 사람도 많아서 ‘바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어제는 콜량이 급증해 쉴 틈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최대규모 대리운전 업체의 모 관계자도 “평소 하루에 대리기사가 3,500명 정도 출근하는데 어제는 오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피크타임 때 들어오는 호출 10%는 소화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부산지역 택시 파업 참가율이 거의 100%에 달하며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택시 파업은 송년회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교 동창 송년회에 참석했던 심모(33) 씨는 “모임이 보통 밤늦게까지 이어지는데 어제는 택시가 없다고 지하철 막차 시간에 하나둘씩 자리를 뜨더니 12시 전에 자리가 파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주요 도시들의 번화가 정류장에는 버스 막차 시간이 다가오자 평소보다 긴 줄이 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신촌 일대에서 약속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던 송모(24) 씨는 “평소보다 버스에 사람이 많이 타고 있어서, 평소라면 집까지 앉아갔을 건데 이날은 앉아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이날 밤 국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도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최모(63) 씨는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려고 가족을 부르지 않았는데 택시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면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공항리무진을 탄 뒤 중간에서 마중 나온 가족과 만났다”고 말했다. /변문우 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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