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개트윅(Gatwick) 국제공항 활주로 부근에 드론이 날아들어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중단됐다.
런던에서 남쪽으로 45㎞ 떨어진 개트윅은 히스로 공항에 이어 영국에서 두 번째로 분주한 공항이다.
20일(현지시간)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께 활주로 부근을 선회하는 드론 2대가 발견돼 개트윅 공항이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했다.
공항은 다음날인 이날 오전 3시 1분 활주로를 열었다가 드론이 또다시 발견되자 45분 만에 활주로를 폐쇄했다.
드론은 이날 정오께 마지막으로 발견된 뒤 모습을 감췄다.
개트윅 공항은 그러나 안전을 이유로 여전히 비행기 이착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서식스 경찰은 테러와 연관된 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드론이 산업용으로 추정되면서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고의적 행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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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발견 이후 간밤에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수십여대의 항공기들이 인근 런던 히스로와 루턴 공항은 물론, 버밍엄과 맨체스터, 카디프, 글라스고 등 영국 내 다른 공항과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주변국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현재 1만여명의 승객이 비행기 이착륙 금지로 공항에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목요일인 이날 개트윅 공항에는 760여대의 비행기가 이착륙할 예정이었지만 대부분 취소됐다. 이날 공항 이용이 예정된 승객은 모두 11만명에 달했다.
개트윅 공항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크리스 우드루프는 “드론을 사용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경찰이 조종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트윅 공항 대변인은 인력을 증원해 물과 음식 등 이용객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민간항공관리국(CAA)은 이번 사건을 ‘비상상황’(extraordinary circumstance)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항공기 지연이나 취소 등과 관련해 승객들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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