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21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예정대로 오는 26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이어 남북 경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철도 연결 관련 제재에 대해서도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결국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따라 북미대화 재개 및 속도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진행한 후 “남북 간 유해발굴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됐고 북한 동포에 대한 타미플루 제공도 해결됐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북한 파트너와 다음 단계의 논의를 열망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일부 구체적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건 대표는 “양자 및 독자 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북한과 앞서 했던 약속의 맥락에서 우리는 양국 간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대화 재개를 통한 협상의 여지 남겨두기도 했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새해 첫날로부터 그리 머지않아 함께 만나 대미 위협 제거 문제에 대한 추가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면서 대화 재개를 강조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비건 대표는 청와대에서 정의용 안보실장도 만났다.
정 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했다”며 “북한도 이 과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국제사회 검증,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실험장 국제사회 검증하에 조기 폐기 등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은 어려워진 것 같다”며 “그러나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방문한다는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순서에 대해서는 “선순환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기 때문에 순서는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최근 우리 측 열차가 북한 철로 조사를 다녀온 것을 두고는 “북으로 향하는 열차를 보며 굉장히 설렜다”고 말했다. 또 ‘대북 메시지의 톤이 바뀐 이유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평화를 향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