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미국 등 각국 정부 기관으로부터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미국을 비롯한 최소 12개 국가에서 해킹을 저지른 혐의로 ‘APT 10’으로 알려진 중국 해킹그룹 소속 주화·장시룽 등 2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과 함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해커 7명도 공범으로 지목했다. 이들 해커는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금융·통신·생명공학·자동차·보건·광산업을 비롯한 여러 산업군의 45개 기업들로부터 정보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해킹 대상 기관에는 미 해군과 항공우주국(NASA·나사),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도 등 미국의 주요 기관이 포함됐다.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성명을 통해 “완전한 사기이자 (기술) 도둑질”이라며 “중국은 이를 통해 법을 지키는 기업과 국제규칙을 따르는 국가들보다 우위에 서는 불공정한 이득을 얻는다”고 비판했다.
‘기술 도둑질’이라는 비난에 중국은 발끈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입장자료를 내고 “미국의 이번 조치는 국제관계의 기본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며 양국의 협력관계를 크게 손상하는 일로 매우 악질적”이라고 평했다.
이번 해커 기소와 뒤따른 규탄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태도를 바꾸기 위한 미국의 압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해커 기소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품고 있는 중요한 불만 가운데 하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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